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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품정리는 부피와의 싸움이다 - 부산 마산 고독사청소

 



유품정리는 부피와의 싸움이다

부산 마산 고독사청소 

 

모든 일을 마무리 후 집에 와서 쉬려고 하는데

유품정리 문의가 왔습니다.

 

작업 가격을 말씀드리고

전화를 끊었는데 

 

무엇인가 싸한 느낌이 왔습니다.

 

전화를 다시 걸어

지금 유품정리할 위치가 어디냐고 물으니

정관이라고 하시네요

 

정관은 저의 집 바로 옆 동네였습니다.

무료니까 그냥 견적 봐드릴게요

하고 견적을 보러 갔습니다.

 

 

 

 

도착하여 들어가는 입구 창고부터

훑어보기 시작하였습니다.

 

일반 주택이고 외부에는 여러 창고들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설명을 들으며 유품정리할 물품과

남겨두어야 할 물건들을

살펴봅니다.

 

 

 

일반인이 볼 때 생각 외로 유품정리할 품목이 

많아 보이지는 않지만

 

제 눈에는 유품정리할 부피가 머릿속으로

계산이 되어갑니다.

 

 

 

그리고 작업차량이 오갈 수 있는 길과

이동거리

트럭에 쌓을 수 있는 높이도 계산합니다.

 

다 좋은데 마당으로 들어가는 길목에

나무가 있어 트럭 높이 이상을 싣고는 지날 수가

없는 것이 보입니다.

 

그리고 분량은 트럭을 한대 반 분량인데

2트럭이어야 한다고 말씀드리니까

 

"한 트럭이면 되지 않으냐"

"나무를 자르겠다"

"장롱 같은 것은 다 잘게 부수어서 싣느냐"

등등등

 

짜증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부산 경남 마산 창원 쪽 고독사 청소 및

유품정리를 좋아서 하고 있습니다.

 

상가 식당 건물 공장 기계

모든 청소를 하지만 고독사청소와 유품정리를

좋아하는 것은

 

먼저 가신 분 유족들의 슬픔에 보탬이 될 수 있고

경제적 부담도 덜어드릴 수 있으며

무엇보다 경남 부산 쪽 이 분야에서는 최고라고

자부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가격과의 대화가 오가는 도중에

이 세상을 돌아가신 분의 따님인듯 해보이는

여자분이 

"유품정리 가격 그대로 해주세요"

 

그리고는 다음날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잡다한 물건들을 먼저 정리한 다음

 

한 트럭을 집 밖으로 보내고

두 번째 트럭을 기다리며

 

일하시는 분들 모두 쉬시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유품정리할 물건을 모두 

밖으로 이동시킨 뒤

간단한 청소를 실시합니다.

 

그러면서도 남아계신 지인분들께

혹시 빠진 물건이 있는지 확인하시라고

말씀드립니다.

 

그리고 어제 제가 떠나면서

"유품이 나갈 때

보시면 왜 2트럭이 필요한지 아실겁니다.

한말 기역하세요?"

 

물으니

진짜 그러네요 하면서 인정을 하십니다.

 

 

 

가격 또한 인정하시고 

집이 팔리면 나머지도 부탁한다고 하시네요.

 

유품정리나 폐기물 처리는 

공장 다시 말해서 자기 폐기물을 분리할 장소가 있는 사람과

그냥 트럭만 가지고 폐기처리하는 분들의

가격은 천지 차이입니다.

 

공장에서 모아두었다가 

5톤 지게차로 꾹꾹 눌러서 폐기물은 폐기장으로

재활용은 재활용으로 구분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가격 때문에 짜증이 났을 때 고객분께

이런 말씀을 드렸습니다.

 

트럭 빌리는 업체와 폐기물장 주소 가격

알려드릴테니까 직접하시라고요

 

이날 작업 인원 4명

포터 트럭 2대

 

저의 정확한 이익은 점심값을 빼고 나면

10만 원이 안되었습니다.

 

유품정리할 물품의 부피를 몰라서 그랬을까요?

폐기 처리할 비용을 몰라서요?

인건비를 몰라서요?

 

어느 날은 조금만 벌지만

어느 날은 그보다는 나은 날도 있고

저는 이 일이 좋아서요

 

이 글을 포스팅하려고 하는데

전화가 왔습니다.

 

이날 돈도 않되는데 도와주신 분들이 고마워

유품정리 작업 하나를

직접하시고 이익을 챙기시라고

했는데 지금 마쳤다네요

 

오늘 토요일 비도 오는데

비오는 날 일 않해서 좋기는 한데

좋은 마음으로 준 일이 비오는 날이라

욕이나 않할지 모르겠습니다.


 



아버님 며느리라서 행복해요 사랑합니다

부산 경남 고독사청소 유품정리 

 

홀로 열심히 사시다가

떠나신 분의 집을 방문하여

 

고독사 청소 유품정리 작업에 대한

처리 방법과 견적을 드렸습니다.

 

 

 

의뢰는 하신 분은 아드님 두 분이셨고

두 분다 발인까지 하고

힘이 들었는지

맥이 다 빠져 보였습니다.

 

 

 

전체적인 처리 물량을 확인하려

자세하게 훑어봅니다.

 

 

 

홀로 가신 분이 대단하셨다는 것이

느껴집니다.

 

많은 종교 철학 문학 책들...

 

부산 경남 고독사 청소 및 유품정리를

하며 이렇게 많은 책을 보유한 분은

아마 처음인 것 같습니다.

 

 

 

그와 대비되게

주방 쪽은 허술하기 그지없었습니다.

오래된 매실주 외에는

술병조차 없었습니다.

 

 

 

다른 방에 가보니 옷들조차

변변한 것이 없어 보입니다.

 

허름한 신발, 변변한 옷도 없고

주방은 허술하고...

 

그런데 많은 종교, 철학, 문학 서적들

 

외모나 자신을 나타내기보다는

스스로의 내면에 충실하셨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구석에 이쁜 고양이가 저를 빤히 쳐다봅니다.

돌라가신 분의 아들께 전화해서

고양이도 있냐고 하니

 

오랫동안 아버님이 키우시던

고양이랍니다.

 

혹시 배가 고풀까 해서 음식과 물을 주었지만

먹지 않고

나에게 가까이 와서 몸을 비빕니다.

 

그런데 고양이를 처리해 달라는

아드님의 부탁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유품정리 중에 하나의 액자를 발견합니다.

 

"아버님 며느리라서 행복해요"

"사랑합니다."

 

아마도 며느리 분에게 오래전 받았던

어버이날 액자인가 봅니다.

 

마음이 짠해서 이 액자를

유족들에게 전해야 하나 망설이다

그냥 폐기 처리하였습니다.

 

이 액자를 보면 더 마음이 아플까 봐서요...

 

 

 

폐기물들을 모두 차에 싣고

집안을 치우고 있는데

 

돌아가신 분 아들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고양이 아직 있죠?"

 

"네 제가 동물보호소로 보낼게요."

"고양이가 착하게 잘 따르고

변을 밖에서 보는지 집에 나갔다가

몇초 만에 다시 들어와 방에 있어요"

 

"고양이 그냥 제가 데려갈게요!!"

 

안심이 되었습니다.

주인을 기다리는지 떠나지 못하고

불안한 모습으로

 

구석에서 유품정리하시는 분들을 보고 있는 것이

안쓰러웠거든요...

 

 

 

모든 작업을 마치고

한번 더 빠진 것이 없는지 확인하고 있는데

고인의 아들이 와서

고양이를 데려갔습니다.

 

 

 

혹시 몰라서 고양이 먹이랑

포장이 뜯기지 않은 고양이 물품을

따로 챙겨두었다가 

고양이와 함께 드렸습니다.

 

 

 

겉모습보다는 내면에 충실하게

사시던 분

 

고양이가 주인이 그리워 기다리는 분

 

며느리가

며느리라서 행복하다는 분

 

그런 분의 마지막 흔적을 다 지우고 

나오면서 생각합니다.

 

나도 이분처럼 살았었나... 

지금이라도 늦지는 않았겠지....